역사(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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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약론- 제1편 (4)
주권자에 대하여 이러한 사회계약의 공식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결합 행위에는 공공체와 개인들 사이의 상호 약속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각 개인은 말하자면 자기 자신과 계약을 맺고 있으므로 이중의 관계로 약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권자의 일원으로서는 각 개인에게, 국가의 일원으로서는 주권자에게 약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자기 자신과 맺은 계약에는 누구도 구속되지 않는다는 민법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에 대하여 의무를 진다는 것과 자기가 속하는 전체에 대하여 의무를 진다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 두 가지 사실도 지적되어야만 하겠다. 즉 신민들 각자는 두 개의 다른 관계에서 고찰되므로, 공공체의 의결은..
2022.08.13 -
사회계약론- 제1편 (3)
항상 최초의 약속으로 소급해 보아야 한다 설령, 내가 지금까지 반박해온 점들을 모두 긍정한다고 하더라도, 전제정치를 지지하는 자들의 입장은 조금도 유리해지지 않을 것이다. 군중을 복종시키는 것과 사회를 통치하는 것 사이에는 항상 커다란 차이가 있다. 흩어져 있던 많은 개인들이 한 사람씩 어떤 인간에게 예속될 때, 그 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인과 노예의 주종관계이지 지도자와 인민의 관계는 아니다. 그것은 막연히 모인 집합체라고 할 수는 있으나 결합체라고 할 수는 없다. 거기에는 공공복지도 없고 정치체도 없다. 비록 그 사람이 세계 인구의 절반을 예속시킨다 해도, 그는 역시 하나의 개인에 불과하다. 그의 이익은 다른 사람들의 이익과는 분리되어 있으므로, 여전히 사적 이익에 지나지 않는다...
2022.08.12 -
사회계약론- 제1편 (2)
가장 강한 자의 권리에 대하여 아무리 강한 자라 하더라도, 자기의 힘을 권리로 바꾸고 자기에 대한 복종을 의무로 바꾸지 않고서 항상 지배자가 될 수 있을 만큼 강하지는 못한 법이다. 여기서 가장 강한 자의 권리라는 것이 문제가 되는데, 이 권리는 겉으로는 아이러니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원칙으로 확립되어 있다. 그러면 우리는 가장 강한 자의 권리라는 이 말을 설명할 수 없을까? 폭력이란 한낱 물리적인 힘이다. 이 물리적인 힘이 어떻게 하여 도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인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폭력에 굴복하는 것은 불가피한 행위이지, 자의에 따른 행위는 아니다. 그것은 기껏해야 신중을 꾀한 행위일 뿐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이 의무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면 이른바 가장 강한 자의 권리가..
2022.08.11 -
사회계약론- 제1편 (1)
제1편 나는, 인간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법률을 있을 수 있는 형태로 파악할 경우에, 사회질서 속에 어떤 정당하고도 확고한 정치의 원칙이 있을 수 있는가를 연구하고자 한다. 나는 이 연구에서 정의와 이익이 결코 분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법률이 인정하는 바와 이익이 규정하는 바를 항상 결합시키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나는 내 주제의 중요성을 증명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내가 정치에 대하여 논한다고 해서, 나더러 군주인가 아니면 입법자인가 하고 물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어느 쪽도 아니며, 아울러 그렇기 때문에 정치에 대하여 논한다고 대답하고 싶다. 만약 내가 군주나 입법자라면 당연히 실행해야 할 일을 말로 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을 실행해 버리거나 아니면 차라리 ..
2022.08.11 -
소크라테스의 논박술(elenchos)
소크라테스의 사상 속으로 철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소크라테스라는 이름만은 알 것이다. 그 이름은 학습지 명칭에까지 쓰일 정도로 널리 퍼져있다. 그러나 정작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사상을 펼친 적이 없다. 그의 유일한 '업적'은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무지를 깨우쳐 준 것뿐이다. 진리 앞에서 겸허해지도록 만든 게 그의 가르침의 전부였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진리를 낳는 산파'라고 부르곤 했다. 산파는 아이를 낳는 사람이 아니라 순산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그는 상대방이 진리를 잉태할 수 있도록 교묘한 논리적 기법을 폈다. 이른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크세노폰(Xenophon, 기원전 431?~기원전 350?)의 에 나오는 예를 보자 "민중이란 무엇인가?" "가난한 사람..
2022.06.04 -
십자군 전쟁 II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탄 같은 십자군 십자군이 제1차 원정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이슬람 세계의 무지와 분열이 큰 역할을 했다. 사실, 대다수 무슬림은 십자군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처음에 그들은 십자군의 침입을 그 당시 흔했던 영토 분쟁 정도로만 여겼다고 한다. 무슬림은 기독교도들이 자신들에게 신앙적 적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당시는 이슬람 국자의 왕들이 여느 이웃국가들에게 하듯, 다른 이슬람 국가를 치기 위해 기독교 국가에 동맹을 청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났던 시대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십자군 전쟁은 서로 피 터지게 치고받는 가운데, 이해할 수 없는 전쟁을 정당화해가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은 처음부터 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싸우는..
2022.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