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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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결코 우리의 행복을 줄일 수 없다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 키티온의 제논(B.C. 334~B.C. 262) 키프로스 섬의 키티온 출신 현자.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로, 원래 직업은 무역상이다. 배가 난파되어 아테네에 머무를 때 철학에 입문, 여러 학파의 가르침을 받은 후 독자적인 철학을 창안했다. 이때 공회당의 채색 루랑(스토아) 밑에서 제자들을 가르쳐서 '스토아 철학'이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이성과 절제, 부동심을 강조했고, 외부의 어떤 불행과 변화, 압력에 결코 휘둘리거나 빼앗기지 않는 내면의 행복을 강조했다. 스토아 철학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기원전 4세기 후반, 페니키아의 무역상 제논은 티리언 퍼플 염료가 가득한 배를 끌고 지중해를 항해했다. 티리언 퍼플은 바다 달팽이의 체액에서 추출한 보라색 염료로, 만드는 데 많은 노동력이 필..
2022.05.11 -
성인(성인) 주자의 인간적인 면모
주자 주희(朱憙,1130~1200)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그를 공자나 맹자 같은 성인의 반열에 있는 사람으로 보아 주자(朱者)라고 높여 부른다. 그러나 그의 삶은 결코 '바른 생활 사나이'의 그것이 아니었다. 기록으로 보면 '인간 주자'는 여느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에게는 많은 자식들이 있었는데, 특히 장남 숙(塾)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던것 같다. 주희가 아들에게 보내는 훈계는 부모인이 우리 학생들에게 하는 잔소리와 많이 닮았다. "....네가 만약 학문을 좋아하는 인간이었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책을 읽고 공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네게는 될 법한 일이 아니다. ......집에 있으면 잡다한 일에 빠져서 학문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 뻔하고 부자간에 하루 종일 눈 부릅뜨고 호통 치기도..
2022.05.10 -
조성 왕조의 500년의 힘
주자학의 나라 신진 사대부의 통치 매뉴얼 주자학이 어떻게 조선의 국가 철학이 될 수 있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고려 말의 상황부터 짚어 보아야 한다. 회사에 빗대어 보자면, 망해 가던 고려는 '족벌 세습 경영의 폐해가 갈 때까지 간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세습 귀족들이 주요 관직을 돌아가며 맡았고, 기득권이 굳어질 대로 굳어져서 어떻 개혁도 먹혀들지 않았다. 이 경우에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유능한 '전문 경영인'을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고려 말의 신진 사대부들은 그 당시 전문 경영인들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이들은 부모를 잘 만난 덕에 관료가 된 사람들이 아니라, 과거로 실력을 인정받아 당당하게 관직에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보았던 과거는 유교 ..
2022.05.09 -
춘추 전국시대의 혼란을 잠재우다
형벌로 형벌을 없애다 법가의 성공 사례로는 무엇보다 진나라를 꼽을 수 있다. 진나라는 원래 대륙 서북쪽에 처박혀 있던 작은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제국으로 크게 성장한 데는 상앙(기원전390?~338?, 본명 공손앙)의 공이 컸다. 상앙은 원래 지나라 사람이 아니었다. 진나라 효공(기원전 381?~기원전 338)이 초현령을 거쳐 발굴한 인재로, 위나라 사람이었다. 초현령이란 국가를 이끌 인물을 선발하기 위한 일종의 '국제 인재 공모전'이라 보면 될 듯하다. 그는 법가 특유의 과감한 정책으로 효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법가라는 말 자체 에서 느낄 수 있듯, 법가 사상가들은 하나같이 '엄격한 법 적용'을 강조했다. '이목지신(移木之信)'이란 사자성어로 알려진 다음 일화는 상앙의..
2022.05.08 -
노자
전쟁과 함께 시작된 위대한 철학 인류 문명은 전쟁을 거치면서 발전했다. 비행기와 자동차가 일반화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때 군사용으로 널리 쓰이고 나서부터이며, 인터넷도 원래는 미국 국방성의 연락 체계로 개발된 것이었다. 이보다 훨씬 이전에도 큰 전쟁이 한번 일어나면 획기적인 발명품들이 속속 탄생했다. 전쟁은 죽느냐 사느냐 게임이다. 사람들은 그야말로 '목숨 걸고' 살 방도를 찾게 마련이고, 그 가운데서 평화로울 때는 꿈도 못 꿨던 엄청난 발전이 이루어지곤 했다. 이 점은 철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위대한 사상은 보통 혼란한 시기에 생겨났다. 중국 역사에서 가장 활발하게 철학 논의가 이루어졌던 시대는 대륙 전체가 갈라져 싸웠던 춘추 전국 시대다. 이 혼란기에 유가. 법가. 묵가. 도가 ..
2022.05.07 -
니체, 철학하는 의사
철학하는 의사 니체는 스스로를 '철학하는 의사'라고 부르곤 했다. 확실히 니체의 철학에는 선입견을 부수고 삶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힘이 있다. 나치 정권이 제1차 세계대전 후 열패감에 젖은 독일 국민에게 니체를 '정신적 영양제'로 주입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니체의 철학은 유럽의 3등 시민에 지나지 않았던 독일인들을 순식간에 '제3제국을 이끄는 위대한 아리안 족의 후예"로 거듭나게 할 만큼 강렬한 자극제였다. 그렇다면 니체는 무기력에 빠진 우리 소시민에게도 삶의 열망을 일깨워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니체를 통해 '구원'을 얻은 사람들은 누구인가? 바로 거리에 즐비한 '낙타형 인간'들이다. 낙타는 불평을 모른다. 주어진 먹이를 먹고 가라는 길을 갈 뿐이다. 이 동물은 '삶은 고난'이라고 여기며 지난..
2022.05.06